휴대폰 사용이 병원 내 의료장비에 영향을 미쳐 오진 가능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실제 실험에서 나타났다.
영남대 의공학과 신현진 교수팀은 최근 의료기관 내 전자파 환경 실태 조사를 통해, 무차별적인 휴대폰 사용이 특히 중환자실의료장비의 오작동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병원 내 휴대폰 사용 금지에 관한 법규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 이다.
신 교수팀은 지난 2004년 4월에서 6월까지 4차례에 걸쳐 영남대의료원 내 중앙 수술실을 중심으로 수술실 통로와보호자 대기실, 인공신장(혈액투석)실, 중환자실 등에서 발생하는 실내 전자파 실태를 조사했다. 또, 휴대폰을 사용할 경우,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병원 시설 내 전자파 강도가 얼마나 상승하는 지도 측정하였다. 연구 결과, 중환자실에서의 전자파 강도가 58.8 dB㎶/m로 가장 세, 수술실(31.36～36.5 dB㎶/m)의 약 1.6~1.9배, 인공신장실(25 dB㎶/m) 의 약 2.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환자실내에서 사용되는 의료장비가 종류와 내용에 있어 가장 다양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술실 통로와 보호자대기실 내에서 나오는 전자파 강도는 가장 낮아, 각각 -18 dB㎶/m, -25 dB㎶/m로 계측됐다. 이는 이들 시설과 수술실간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로형 통로 구조나 철제 이중문으로 수술실과 보호자 대기실을 격리시킬 경우, 충분한 전자파 감쇄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처럼 병원 안에서 전자파발생이 매우 광범위한 가운데,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료진의 휴대폰 사용이 병원 내 전자파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신 교수팀은 보고하며, 무엇보다 중환자실 내에서의 휴대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중환자실에서 휴대폰으로 통신을 하였을 경우, 약 120 dB㎶/m의 센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환자실 출입구 부근에서 휴대폰을 사용하였을 때는 97 dB㎶/m, 인접복도에서 사용하였을 때 57 dB㎶/m로, 특히, 중환자실 안에서의 휴대폰 사용이 돌발적인 방해요인으로 작용해 의료기기의 오작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보고했다.
신 교수는 "외부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는 차폐자재나 장비를 설치하더라도, 의료장비는 정밀한 첨단 전기전자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주변기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심전도 측정기 등 생체신호를 확인해 진단, 치료해야 하는 장소에서의 휴대폰 사용은 엄격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병원 내 휴대폰 사용 금지에 관한 법규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아, 내원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자발적인 휴대폰 사용 자제를 당부하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의료진조차 휴대폰을 지닌 채 중환자실 회진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 교수팀은 휴대폰 사용자제 경고문보다는 구체적인 휴대폰 사용 금지영역을 표시하고, 일정 강도 이상의 전자파가 발생할 경우, 경보기가 울리게 하는 등 보다 강제적이고 다각적인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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