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마련되고, '가정 호스피스 완화의료제' 신설이 추진된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회복 가능성이 없고 3개월 내 사망이 예상되는 말기암환자 등이 신체·정신적 고통을 줄일 수 있게 돕는 것을 의미한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진희 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지난 17일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과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공동주최로 의원회관(여의도)에서 열린 '바람직한 연명의료결정의 방향과 과제'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 같은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특히, 오 과장은 연명의료와 연계해 정부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화에 노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연명의료제도화의 기본원칙은 환자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되고 다른 외부적 요인으로 연명의료가 지속되거나 중단되지 않는 것"이라며, "연명의료 선택 권리에 있어 충분한 정보와 설명을 들은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고 철회를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이어 "연명의료와 연계해 호스피스 완화의료 제도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생명존중문화 조성에도 사전의향서 등록기관, 종교계 및 언론 등과 협조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10월 △완화의료팀제 도입 △가정호스피스완화의료제 도입 △완화의료전문기관(병상) 확대·관리 등의 '호스피스완화의료 활성화대책'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완화의료 이용률을 11.9%에서 20%까지 끌어올리고 완화의료전문병상은 880개에서 1400여 개까지 늘리기로 밝힌 바 있다.
또한 완화의료전문기관(병동)과 연계한 가정호스피스완화의료 운영을 법제화하고, 건강보험 시범 수가 적용을 검토키로 했다. 이를 통해 말기암환자의 일반병동 입·퇴원 반복 관행을 개선하는 한편, 병세에 따라 완화의료전문기관(병동)을 유연하게 이용토록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가톨릭의대 홍영선 종양내과 교수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바람직한 연명의료 결정'이란 발제를 통해 "연명의료결정은 죽음이 임박한 환자에게 무익하고 불필요한 치료를 하지 않고 꼭 필요한 의료행위와 기본적 돌봄은 마지막까지 제공해야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다"며, "이를 올바르게 판단하게 위해선 의사의 전문성과 양심적 진료가 필요하고 환자와 가족, 의료진간의 깊은 대화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가 무익한 치료를 중단한다고 해도 호스피스와 같이 환자를 적극 돕는 장치가 없다면 연명의료 결정은 의료비를 절감하는 의미 외에 환자에게 주는 실질적 도움과 이득이 없기 때문에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연명의료결정법안의 제정을 반대한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또 바람직한 연명의료를 위해선 연명의료결정법 시행보다는 호스피스의 제도화와 함께 생명존중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스피스 건보수가에 대한 시범사업이 시작됐으나 전체 예산이 적고 수가도 낮아서 요양기관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에는 부족한 수준"이라며, "한국적 실정에 적합한 가정 호스피스에 대한 내용은 없이 입원호스피스에 대한 시범사업만 하고 있고 이 또한 언제 제도화될지 기약이 없다"고 지적했다.
호스피스 입법화와 시설 확대가 요원한 상황에서의 연명의료결정 입법은 호스피스 병상이 부족해 마지막 돌봄의 기회 없이 환자들을 임종시까지 의학적으로 방치하는 상황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아울러 "생명존중 문화 확산과 호스피스 시설 확충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은 환자 권리를 지키고 편안한 임종을 맞도록 돕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전에 국가가 먼저 국민들 사이에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가 성숙되도록 적극 노력해야하고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등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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