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 소득하위 70%(447만명)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기초연금법 제정안(절충안)'이 지난 2일 저녁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작년 11월 국회에 제출된 이후 5개월 넘게 공약 후퇴 논란에 시달렸던 '기초연금법안'의 통과로 오는 7월부터 기초연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만 65세 이상 노인 639만명(2014년 7월 기준) 중 소득 하위 70%(447만명)는 이르면 오는 7월부터 매달 10만∼20만원씩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 소득 하위 70% 중 90%에 해당하는 406만명은 20만원을 받고, 나머지 10%(41만명)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라 상승하는 국민연금 A급여(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에 연계해 10만∼20만원씩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 받는다.
또한 저소득층 배려 차원에서 국민연금 수급액이 30만원 미만인 노인 12만명은 무조건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을 수 있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여야는 이날 밤늦게 본회의를 열고 7월부터 기초연금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기초연금법 제정안'을 재적의원 195명 중 찬성 140표, 반대 49표, 기권 6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지난 2012년 대통령선거에서 여야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초연금 제도 도입이 현실화됐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기초연금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지 5개월 여만이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65세 이상 노인 전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공약을 내놨다는 점에서 기존 공약에서 후퇴했다는 비판 속에서 어렵사리 통과했다. 대선 당시 야당은 80%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대선 공약을 제시했다.
법안은 소득하위 70%인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해 매월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되 국민연금 수급액이 3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에 대해선 기초연금 상한액인 2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 406만명이 매월 기초연금 최고액인 20만원을 지급받게 된다.
본회의 표결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제출한 기초연금법 수정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부결됐다. 수정안은 국민연금과의 연계 없이 소득하위 80% 노인 층에 20만원을 일괄 지급토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국민연금 수급자 평균 연금액이 32만원인 점을 감안해 30만원을 기준선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준도 기초연금 수급액 적정성 평가를 위해 5년마다 조정할 때 동일한 비율로 상승토록 정했다.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30만∼40만원인 노인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더한 총액이 적어도 50만원은 되도록 할 방침이다. 이는 국민연금을 3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이 기존 정부안대로 기초연금 10만∼20만원을 차등 지급 받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전체 수급액 역전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일례로 국민연금을 매달 30만원씩 받는 노인은 기초연금을 20만원을 받아 합계 50만원을 수령하지만 국민연금을 월 31만원 받는 장기 가입자는 기초연금을 15만원만 받아 연금 합산액이 46만원에 그칠 수 있어서다.
이 같은 문제가 없도록 국민연금액 가입기간이 12년 이상이면서 수령액이 30만∼40만원인 사람들이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액을 더해 50만원 이상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에 15년 가입한 B씨(월 33만원 수급)는 기존 정부안 기준으로 기초연금 16만원을 보태 합계 49만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여야가 합의한 절충안을 적용하면 기초연금을 17만원 받아 연금액 합계 50만원을 수급할 수 있다. 정부는 B씨처럼 국민연금 수급액이 30만∼40만원인 노인 중 당초 정부안보다 많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는 노인을 3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장 내년에만 기존 정부안보다 805억원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에 따라 내년 기초연금에 필요한 재원은 10조3307억원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류근혁 복지부 기초연금사업지원단장은 "장기 재정추계 결과, 당장 몇 년간은 해마다 재정이 1000억원 수준에서 더 들것으로 보이지만 2020년 이후 국민연금이 성숙하면서 기존 정부안과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는 것으로 추산됐다"며, "2060년에는 228조8000억원으로 기존 정부안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형표 복지부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법안이 통과되면 7월에 (기초연금을) 지급할 수 있나"라는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정부는 실무적인 준비 미비로 7월부터 지급하지 못할 경우, 소급 적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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