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의약품 포장 단위마다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의약품 일련번호제도'가 본격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유통 투명화 및 오·남용, 위조 방지 등 의약품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이 같은 '의약품 일련번호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약사에서 생산·수입된 의약품이 도매상을 거쳐 요양기관으로 유통되는 전체 경로를 의약품 최소유통단위로 추적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제 표준코드체계인 GS1-128 코드는 상품코드 외에도 유통기한, 제조번호, 일련번호를 표시하도록 돼 있어 터키, 중국 등 많은 나라가 의약품의 일련번호 도입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도입했으며, 미국·EU(유럽연합) 등도 오는 2017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 5월 관련 규정('의약품 바코드와 RFID tag의 사용 및 관리요령') 개정을 통해 일련번호 표시를 2015년부터 추가토록 한 바 있다.
따라서 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생산·수입되는 전문의약품에 대해 각 제약사가 일련번호를 부착토록 하되, 사전 이행계획을 제출해 승인 받는 경우, 1년 이내에서 단계적으로 부착하는 것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 경우, 각 제약사는 자사 제품 중 매출액의 30%에 해당하는 품목에 대해 내년 1월부터 일련번호를 부착토록 하고, 나머지 전문약에 대한 부착도 내년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는 관련 업계 등과 충분히 논의해, 일련번호 추가에 따른 비용과 시간 부담, 미국·EU의 도입 일정 지연 등을 고려한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특히, 회사별로 준비상황이 달라 일률적 기준 선정이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우선 부착 품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다만, 안전관리 필요성 등을 감안해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등과 같은 지정의약품이 우선 부착 품목에 포함되도록 의무화했다.
일련번호가 부착된 전문약 공급내역은 각 제약사와 도매상이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로 보고하게 되며, 복지부는 올해까지 생산·수입된 전문약의 재고 소진 시기나 시중 유통량 등을 감안해 2016년 이후부터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에서 정보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내년 하반기부터는 제약사와 도매상, 요양기관,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일련번호 정보보고 및 활용 등 전 과정에 대한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고형우 복지부 약무정책과장은 "시범사업 결과 등을 바탕으로 일련번호 정보를 제약사 뿐 아니라 도매상과 요양기관까지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라며, "이러한 일련번호 활용체계가 구축되면 의약품의 최소유통단위로 관리가 가능해져 불량·위조 의약품 판별은 물론 문제 의약품의 유통 차단 및 사전회수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보고된 일련번호 정보는 의약품 유통 현황이나 실거래가 조사 등에 활용해 건강보험 재정절감과 투명한 의약품 유통 질서 정착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는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와 함께 각 제약사가 제출한 사전이행계획 등을 토대로 이행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며, 일련번호를 우선 부착한 품목에 대해선 의약품 유통정보 제공 수수료를 감면하는 등 인센티브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9월부터는 제약사, 도매상 등을 대상으로 올바른 의약품 일련번호 표시 방법에 대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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