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나노구조체를 이용한 고효율 항암 치료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암세포를 만났을 때만 약물을 전달하는 표적형 치료가 가능해지고,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핵심 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단장 김기문)의 김원종 그룹리더(포스텍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를 만났을 때만 약물 및 유전자를 전달하고 치료효과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원리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세포 내 pH(수소이온 농도지수)를 감응해 지능적으로 치료제와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나노입자 DNA 구조체를 개발하고 암세포에 항암제 전달 및 약재 내성 억제를 통해 항암치료 효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를 활용하면 나노입자의 불명확한 전달의 한계를 극복하고 암 세포 부위에만 찾아가 약물 및 약재 내성 억제 유전자를 방출시켜 질병세포의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앞으로 나노입자를 이용한 의약학, 보건의료, 암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입자 DNA구조체는 금 나노입자에 pH 감응형 DNA(이하 i-motif DNA)와 '상보적 결합'을 하는 DNA, 치료 유전자인 안티센스 DNA(antisense DNA)를 붙여 조건에 따라 거동을 조절한다.
구체적으로 i-motif DNA가 낮은 pH 조건에서 모양을 변형해 분리되는 성질을 갖는 점에 착안, i-motif DNA에 상보적 서열이 접합된 나노입자의 군집을 만들고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핵산(antisense DNA)을 금 나노입자의 표면에 붙였다.
이런 금 나노입자는 세포 밖의 중성 pH에서는 DNA의 상보적 결합에 의해 나노입자 군집을 만들다가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세포 내 엔도솜(endosome)의 낮은 pH에 감응해 서로 흩어지면서 내부에 담지한 약물을 전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금 나노입자가 서로 흩어지며 접합된 안티센스 DNA가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문제됐던 기존 방식과 달리 특정 크기로 조절 가능한 나노입자의 군집을 만들어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약물이 축적 되게 할 수 있다.
반면, 암세포 내부에서 특정 자극에 의해서만 흩어지게 해 약물 및 유전자를 방출할 수 있어 암 치료시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김원종 그룹리더는 "이번 연구 성과는 암세포만 표적으로 축적되는 나노입자 군집을 이용해 부작용은 낮추고 항암 효과는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초기술"이라며, "앞으로 나노입자를 이용한 항암 치료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항암 치료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연구성과는 미국화학회가 펴내는 나노분야의 세계적 권위저널 에이씨에스 나노지(ACS Nano) 온라인에 '암세포를 표적하며 크기조절이 가능한 군집화된 나노입자를 이용한 항암치료의 응용'이라는 제목으로 논문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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