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이 한의사에게 엑스레이(X-ray)와 초음파 등의 진단 의료기기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임을 내비쳤다.
지난 2013년 12월 헌법재판소 결정을 기준으로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 범위를 정하겠다고 밝혀 제한적인 허용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각각 엑스레이와 초음파 사용을 불법으로 본 판례와 결정이 있다”며 “행정부가 사법부의 판례를 거스를 수 없다”고 22일 밝혔다.
이어 “한의사가 엑스레이나 초음파 기기를 사용하려면 국회에서 의료법을 개정해야 가능하다 "현재로서는 두 의료기기 사용을 한의사에게 허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 2013년 3월 초음파 기기 등 서양의학 전문진료과목에 대한 한의사의 의료 행위를 금지·처벌하는 내용의 의료법 규정을 합헌으로 결정했다.
골밀도 측정용 초음파를 사용해 성장판 검사를 한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심모씨가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한 '의료법 87조 1항 2호'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한의사가 엑스레이 진단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은 지난 2011년 5월에 나왔다.
복지부는 2013년 헌재 결정문을 토대로 한의사의 의료기기 허용 범위를 검토하고 있다.
당시 헌재는 결정문에서 “안압측정기와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는 측정 결과가 자동으로 추출된다”며 “신체에 아무런 위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측정 결과를 한의사가 판독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형표 복지부장관은 지난 21일 2015년 업무계획 사전브리핑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허용 문제는 이미 대법원 판례나 헌법재판소 결정에서 기준이 제시됐다”며 “판례를 고려해 합당한 범위에서 빠르게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제한적인 범위에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범위를 결정할 경우 한의사협회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