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과 동맥경화, 협심증 등 소위 '심뇌혈관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합성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2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의 24개 연구단 중 하나인 '복잡계 자기조립연구단(단장 김기문, POSTECH 화학과 교수)'의 이은성 연구위원팀은 세계 최초로 질소가스 환경에서 일산화질소와 'N-헤테로고리 카벤'이란 유기물질을 반응시켜 고체상태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수도관이 오래되면 안에 녹이 슬고 이물질이 쌓여 못 쓰게 된다. 사람의 혈관도 마찬가지다. 혈액의 콜레스테롤이나 나쁜 화합물질이 혈관 내막에 쌓여 혈전 같은 응어리가 생기면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 뇌졸중, 동맥경화, 협심증 등 '심뇌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다행이 사람은 혈관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효자 물질을 체내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일산화질소(No)다. 다만, 나이가 들거나 몸이 약해지면 일산화질소 생성능력이 약해져 심뇌혈관계 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체내에서 일산화질소 생성을 도와주는 약에 의존하게 되는데 '비아그라'가 대표적 예다.
하지만, 기존의 약으로는 심뇌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필요한 일산화질소를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다.
만일, 일산화질소를 혈액에 곧바로 공급할 수 있다면 심뇌혈관계 질환 치료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인데 불행히도 아직 그런 기술은 거의 없다. 일산화질소는 공기에 노출되는 순간 증발해 버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고체물질로 응집해서 약물 속에 가둬놓기가 어려운 이유다.
기존에 중금속 촉매물질을 사용해 일산화질소를 응집하는 기술은 개발됐지만 높은 비용과 환경오염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에 기초과학연구원에서 1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세계 최초로 질소가스 환경에서 일산화질소와 'N-헤테로고리 카벤'이란 유기물질을 반응시켜 고체 상태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김기문 단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심뇌혈관계 질환 치료물질이 개발되고 임상실험을 거쳐 상품화될 경우, 심뇌혈관계 질환치료의 일대 혁명을 일으켜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이 차지하고 있는 연간 5조4000억원에 달하는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 미국화학회지 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판에 지난 6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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