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백신연구소(IVI)가 개발한 경구 콜레라백신인 ‘샨콜’이 풍토성 콜레라가 ‘실제 발생하는 상황(Real-life)’ 에서 정부의 공중보건시스템을 통해 대규모로 접종되었을 때 전염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임이 임상시험을 통해 최초로 입증되었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권위의 의학저널 ‘랜싯(Lancet)’에 지난 8일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다카 지역주민 약 27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샨콜을 접종한 경우 53%의 콜레라 예방효과가 있었고, 예방접종과 손씻기 등 다른 예방 대책들이 함께 적용된 경우에는 58%의 예방효과를 보였다. 특히, 식수에 넣을 소독약(염소; Chlorine)이나 손 세정제를 보급하는 기존의 예방법보다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콜레라 예방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
샨콜은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과 한국 정부 및 스웨덴 정부의 지원 하에 IVI가 인도, 베트남, 스웨덴의 공공∙민간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개발도상국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콜레라 예방백신으로, 2011년 9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용승인을 받았다. 샨콜은 IVI가 지난 4월부터 한달 동안 WHO 및 아프리카 말라위 보건부와 함께 대규모 홍수로 국가적 재난을 입은 말라위 산제 지역에서 콜레라의 창궐을 막기 위해 실시한 백신 접종에도 사용된 바 있다. 이 백신접종 캠페인은 기아자동차와 대한민국 외교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또한, 올해 초 에티오피아의 오로미아 지역에서 IVI가 에티오피아 공중보건연구소(EPHI), LG전자와 함께 진행한 백신접종 캠페인에서도 샨콜이 사용되었으며, 이 외에도 인도 등 콜레라로 고통 받는 국가에 샨콜을 보급하는 IVI의 노력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IVI 제롬 김 사무총장은 “경구 콜레라백신은 그 동안 아이티, 남수단, 기니, 말라위 등 여러 개발도상국의 콜레라 창궐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다”고 말하며, “랜싯이 발표한 이번 연구 결과는 경구 콜레라백신이 풍토성이나 창궐로 번지는 콜레라를 미리 예방하는데 효과적일 뿐만아니라 다른 예방대책들과 함께 사용되었을 때 콜레라를 통제하는 강력한 공중보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주고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IVI는 효과적인 백신을 발굴,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더불어, 협력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앞으로도 콜레라를 포함한 소외질병을 예방하는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IVI는 지난 2010년부터 국내 백신업체인 ㈜유바이오로직스가 경구 콜레라백신 ‘유비콜’의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2016년까지 유비콜의 WHO 사전승인(PQ)를 받는 것을 목표로 기술이전 및 임상개발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왔다. 올해 2월 유비콜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유비콜이 WHO의 사전승인을 받게 되면, 지금까지 인도의 샨타바이오텍(사노피그룹 계열)에서만 생산되어오던 경구 콜레라백신의 공급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비콜은 국제공공조달 시장에 샨콜 ($3.70/2회 투여분)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전망이다.
또한 IVI는 2014년부터 콜레라가 만연한 방글라데시의 인셉타(Incepta)사와 콜레라 발생 빈도가 높은 방글라데시에 경구 콜레라백신을 공급하기 위해 협력해왔다. IVI는 인셉타사에 경구 콜레라백신의 기술이전을 완료했으며, 현재 임상시험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콜레라는 어린이와 성인에서 탈수증을 일으키는 심한 설사 등을 동반하여, 적절히 치료받지 않으면 치명적인 감염질환이다. 오염된 음식이나 물의 섭취로 전파하며, 위생과 깨끗한 물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발생한다. WHO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에서는 매년 약 300만~500만 명이 콜레라에 감염되고 10여만 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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