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담뱃값에 붙는 건강증진부담금을 인상하고도 국가금연서비스 사업의 예산을 오히려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증진기금의 사용내역 중 건강증진사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28% 정도에 그쳤다.
21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6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국가금연서비스 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160억원 감소한 1315억원이다.
2014년 국가금연서비스 사업 예산은 113억원이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담뱃값에 포함되는 건강증진부담금이 1갑당 354원에서 841원으로 2배 이상 인상되면서 부담금 수입이 2014년 1조6000억원에서 2016년 2조9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는 금연치료 지원, 찾아가는 금연지원 서비스, 단기 금연캠프 등 다양한 사업을 신설했다.
하지만 내년도 예산에서 정부는 지역사회 중심의 금연지원 서비스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예산을 감액했다. 학교 흡연예방 사업 예산은 444억1500만원에서 내년 333억1100만원으로 25% 줄었고, 금연치료지원 사업비도 128억원에서 81억800만원으로 36.7% 감소했다.
건강증진부담금 수입의 증액분 1조3000억원도 대부분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8700억원)에 쓰였다. 건강증진기금의 고유목적 사업이라 할 수 있는 금연 사업(1202억원)과 예방접종 사업(968억원) 비용은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예산정책처는 "재원의 효율적 사용 측면에서 금연사업 추진이 미진한 부분은 감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민 건강증진과 흡연율 감소를 위해 담뱃값을 인상했음을 고려할 때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축소하는 것은 정부의 금연정책과 부합하는 예산 편성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건강증진기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당초 목적인 건강증진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들은 정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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