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제도의 두 축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어긋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 또다시 연출됐다. 기획재정부 예산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 연구보고서를 통해서다.
1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충북대 산업협력단이 진행하고 있는 '건강보험 진료비 부당청구 방지를 위한 심사체계 심층평가'에 대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이 연구의 중간보고서에서는 '진료비 심사' 등과 관련한 두 기관의 입장 차이가 명확히 드러났다.
이를 지켜본 연구자는 건보재정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심평원이 담당하고 있는 심사기능을 건보공단에서도 수행케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오히려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편향된 시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요양급여비 등에 대한 심사를 놓고 건보공단과 심평원이 평행선을 달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연구 과정에서 실시한 표적 집중 면접조사(FGI)에서 건보공단은 '부적정한 진료비 지출관리에 대한 역할'과 관련해 "전체적인 급여관리는 보험자 고유권한이며, 따라서 심평원이 실시하는 모든 심사 내역 및 결과정보를 공단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하지만 심평원은 "기관의 설립배경에 비춰 '심사' 자체는 심평원의 고유 업무 영역"이라며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부적정한 진료비의 지출관리에 대한 각 기관의 기능'과 관련, 건보공단은 "현지조사에 대한 실질적인 권한의 위임·위탁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심평원은 "효과적인 심사를 위해서는 관련 권한이 심평원에 주어져야 한다"고 밝혀 공단과는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충북대 산업협력단 또한 "심평원에서 심사 후 공단에 제공하는 자료에는 삭감·조정된 상세 내역이 포함돼 있지 않고, 이의신청을 제기해도 의학적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를 무시하거나 요구하는 자료에 대한 설명을 부실하게 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효율적인 심사기능 수행을 위해 △두 기관의 전산통합 등의 기능조정 △심평원과 공단 보유 자료 완전공유 △진료비 청구 이후 심사 시작을 심평원과 공단이 동시에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자료의 공유 방법과 관련해서는 "급여자료 이외에 더 많은 자료를 지닌 '공단'이 보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정책현안간담회를 갖고, 보고서의 내용은 그간 건보공단이 끊임없이 주장해 온 것들이 편향되게 기술돼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병협과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는 이번 연구의 부당성을 알리고 향후 양 기관이 상호협조 하에 현안을 풀어나갈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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