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카바이러스 감염환자 정액에서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가 처음으로 분리, 검출됐다. 국내에서도 모기가 매개가 아닌 성접촉에 의한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팀은 국내 지카바이러스 감염환자 중 1명의 정액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RT-PCR)와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통해 살아있는 지카바이러스를 분리해냈다고 3일 밝혔다.
오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JKMS) 7월호 온라인판에 공식 발표했다. 이 환자는 올해 초 해외에 체류하던 중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성 환자 3명 중 한명이다.
이 환자는 귀국할 때도 평소와 다름없는 건강을 유지했으나, 귀국 후 5일이 지난 후부터 지카바이러스 증상 중 하나인 '발열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약 3일 동안 몸 상태가 더욱 악화하면서 근육통, 발진 증상까지 보였다. 이틀 뒤 의료기관을 방문하고, 관할 보건소에 신고 조치가 이뤄진 끝에 질병관리본부에서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는데 정액은 양성 판정이 나오고 7일후에 환자의 동의로 채취됐다.
해외에서 지카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소두증 아이 출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액에 지카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례는 많았다.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감염 확진 이후 60일이 지나서도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가 나왔다. 성접촉에 의한 지카바이러스 감염은 9개 국가에서 보고됐다.
연구팀은 "정액 내 바이러스 분리는 성접촉을 통해 지카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유전자 조각이나 항원이 검출되더라도 바이러스가 죽어 있다면 전파의 가능성이 났지만 정액에서 살아있는 상태로 바이러스가 분리됐기 때문에 전파 위험성을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지카 환자의 정액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을 파악했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파악은 하고 있었지만 연구자가 정액을 배양해서 이를 확인했다는 게 큰 성과이며 개인적 동의도 연구자가 받은 만큼 질본이 이를 발표할 수는 없다"며 "역학조사 단계에서 확진 판정 전 성접촉 여부를 파악하고 있고 퇴원 시에도 성접촉시 콘돔 사용을 권유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60일 동안 보건당국이 환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조치를 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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