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중에서 특히 공격적이며 치료하기 어려운 아형인 삼중음성유방암에 대한 치료법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독일 Bochum의 Ruhr 대학에서 Hanns 박사와 Lea Weber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매운맛을 나타내는 것으로 잘 알려진 캡사이신 이라는 성분이 후각 수용기에 주로 존재하는 TRP 채널인 TRPV1을 활성화하여 암세포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러나 캡사이신을 섭취하거나 흡입하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특별히 설계된 약물이라면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치료에 대한 반응이 상이한 유방암의 여러 아형들이 기존의 연구에서 확인되었는데, 그 중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은 특히 공격적이며 치료하기 어려운 아형에 해당된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에서 이런 삼중음성유방암의 진행을 늦추는 물질을 밝혀냈다.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은 여성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으로, 2012년에 거의 170만 명이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미국의 경우에도 유방암은 인종 또는 민족에 무관하게 여성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암이다.

과학자들은 유전 연구를 통해 유방암을 여러 아형으로 분류하였고, 이들은 여러 다양한 치료에 대해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런 아형들은 유방암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HER-2(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수용체의 유무에 따라 분류되었다.

HER-2 양성인 유방암은 대체적으로 치료(특히 몇몇 특정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다. 그러나 HER-2 음성이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용체도 음성인 유형(소위 삼중음성유방암)이 존재한다.

몇몇의 연구에서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삼중음성유방암은 치료가 보다 어려우며 항암화학요법이(chemotherapy)이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

독일 Bochum의 Ruhr 대학에서 진행한 새로운 연구에서, 이러한 공격적인 암 유형의 세포를 배양한 뒤 매운 맛 성분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Hanns 박사와 Lea Weber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Bochum 지역의 Augusta 클리닉, Dernbach 지역의 Herz-Jesu-Krankenhaus 병원과 Cologne 지역의 유전학 센터 등 독일의 여러 기관들과 협업하였다.

연구진들은 삼중음성유방암 세포주인 SUM149PT를 대상으로 고추나 칠리에서 주로 발견되는 ‘캡사이신(capsaicin)’이라는 활성성분의 효과를 확인하였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 일부 일과성수용체이온통로(transient receptor potential [TRP] channel)가 암세포의 성장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TRP 채널은 막의 이온채널로서 칼슘과 나트륨 이온을 통과시키며, 온도나 pH 변화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TRP 채널 중 한가지인 후각 수용기 TRPV1은 몇몇 질병의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연구자들의 지대한 관심을 받아왔다.

캡사이신은 대장암과 췌장암을 포함한 여러 암에 있어 암세포 사멸과 암세포 성장 억제를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다량의 유방암 조직을 가지고 TRP 채널의 발현을 조사하고자 했으며, 또한 TRPV1을 유방암 치료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분석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배양된 세포에서 전형적인 후각 수용기들을 발견하였다. 후각 수용기는 코 내벽에 위치하는 단백질로서, 냄새 분자와 결합한다.

연구진은 TRPV1 수용체가 매우 빈번하게 발견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TRPV1은 삼차신경이라 불리는 5번 뇌신경에 보통 발견된다.

이런 후각 수용기는 캡사이신 뿐만 아니라 helional (상쾌한 바다 향을 주는 화학물질)에 의해서도 활성화된다.

Hatt 박사와 그의 팀은 유방암 환자로부터 채취한 서로 다른 9개의 종양세포 샘플에서 TRPV1을 발견하였다.

연구진은 캡사이신과 헬리오날을 세포 배양에 첨가하여 몇 시간에서 수 일 동안 두었으며, 이는 TRPV1 수용체를 활성화시켰다.

TRPV1이 활성화된 결과 암세포의 사멸이 천천히 진행되었다. 암세포 다수가 사멸하였으며, 살아남은 세포들도 이전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였다. 이는 세포의 전이 능력이 감소됐음을 시사한다.

음식을 통한 캡사이신의 섭취 혹은 흡입은 삼중음성유방암을 치료하는 데 부족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특별히 설계된 약물이라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 주저자인 Hanns Hatt 박사는 “만약 TRPV1 수용체를 특정 약물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이런 종류의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덧붙였다. <약학정보원>
[노용석 기자] ys33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