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쓰이는 항생제 독시사이클린(doxycycline)이 부정적인 생각과 두려운 기억의 형성을 차단해줌으로써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치료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독시사이클린을 투여한 사람들은 위약을 받은 사람들보다 두려운 자극에 대한 두려움 반응이 유의하게 낮았다는 것이다.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임상정신연구과의 도미니크 바흐 박사는 “우리는 PTSD에서 완전히 새로운 치료 전략을 대한 원리증명(proof-of-principle)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했다.
이 이론은 세포외 기질 효소들이 기억 형성에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들에 근거를 두고 있다. 독시사이클린은 메탈로프로티나제-9 및 기타 메탈로프로티나제의 강력한 억제제이다.
바흐 박사는 “우리의 결과는 이 이론을 지지하고 있으며, 우리가 PTSD 치료법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 방법론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Molecular Psychiatry 온라인 판 4월 4일자에 게재됐다.
위약대조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 방식으로 치러진 이 시험에는 76명의 건강한 자원자가 포함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 대상자들은 독시사이클린이나 위약을 받았으며, 전기충격으로 특정 컬러를 연상하도록 훈련을 받았다. 1주 후 대상자들에게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동일한 컬러를 보여주었으나, 전기충격을 주지는 않았다.
두려움 반응은 대상자들의 눈 깜박임을 추적함으로써 측정됐다. 이것이 갑작스러운 위협에 대한 본능적인 반응이기 때문이었다. 이 반응은 두려움을 가하는 컬러를 보여주었을 때 소리에 대한 반응에서 처음의 놀람 반응을 빼는 식으로 계산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첫 번째 세션에서 두려움 반응은 위약을 받은 대상자들에 비해 독시사이클린을 받은 대상자들에서 60% 더 낮았다. 이는 두려움 반응이 그 항생제에 의해서 유의하게 억제됐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감각기억과 주의력을 포함한 기타 인지 측정치가 영향을 주지도 않았다.
바흐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건강한 자원자는 부정적인 기억을 형성하기 전에 독시사이클린을 받았다. 물론 PTSD를 예방하기 위해 외상성 사고 전에 약을 투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거의 외상성 사고가 일어날 것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향후 몇 년 안에 새로운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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