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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로 ‘미세 각성’ 측정
‘자주 깨는 현상’, 알츠하이머 위험 신호

잠을 자는 동안 자신도 모르게 자주 깨는 현상이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의 유전적 위험을 조기에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기억력 저하와 같은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수면 중 ‘미세 각성(micro-awakening)’ 빈도와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위험 사이에 연관성이 관찰됐다.

벨기에 리에주대학교(University of Liege)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슬립(Sleep)’에 수면 중 미세 각성이 많을수록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유전적 위험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질 반데발(Gilles Vandewalle) 수석연구원은 “수면이 향후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사람을 조기에 확인할 수 있는 접근하기 쉬운 지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뇌파로 ‘미세 각성’ 측정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수면 장애가 흔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수면의 변화가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지는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500여 명의 수면 상태를 추적했다. 뇌 활동을 기록해 밤사이 잠에서 깨는 횟수를 확인하고, 이를 각 참가자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관련 유전적 위험 점수와 비교했다.

연구진이 주목한 것은 ‘미세 각성’이다. 이는 완전히 잠에서 깨어났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잠자는 동안 뇌 활동이 잠시 각성 상태로 전환되는 현상을 말한다. 당사자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짧을 수 있지만 반복되면 정상적인 수면 주기를 방해할 수 있다.

분석 결과, 평균 연령 59세의 중년 후반 성인에서는 수면 중 각성이 자주 발생할수록 유전적으로 예측된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높은 것과 연관돼 있었다. 반면 젊은 성인에게서는 같은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공동 연구자인 푸니트 탈와르(Puneet Talwar) 리에주대학교 연구조교는 “이러한 미세 각성을 대수롭지 않은 현상으로만 볼 수는 없다”며 “특정 수면 양상이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단백질 축적을 촉진하고 질병에 대한 취약성 증가와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뇌간의 작은 부위 ‘청반’에 주목

연구진은 이러한 수면 중 각성이 뇌간에 있는 쌀알 크기의 작은 영역인 ‘청반(locus coeruleus)’과 관련됐을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청반은 각성 상태와 주의력, 수면 조절 등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다. 특히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비정상적인 단백질 침착이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나타나는 뇌 영역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경우에 따라 10대부터 시작될 수 있으며, 청반은 수면의 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질 반데발(Gilles Vandewalle) 연구원은 “이 부위는 관찰하기 어렵지만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초기 기전에 일정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잠을 자주 깨면 알츠하이머’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를 ‘밤에 자주 깨는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수면 중 미세 각성 빈도와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위험 사이의 연관성이다. 수면 장애가 알츠하이머병을 직접 유발한다거나, 미세 각성이 많은 사람이 실제로 향후 알츠하이머병에 걸린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연구는 아니다.

또 일반인이 밤중에 잠에서 깬 횟수만으로 연구에서 측정한 ‘미세 각성’을 정확하게 판단하기도 어렵다. 미세 각성은 본인이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짧게 나타날 수 있으며, 연구에서는 뇌 활동 기록을 통해 이를 측정했다.

▲‘횟수’보다 지속적 수면 변화 살펴야

따라서 평소 한두 차례 잠에서 깨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전과 달리 수면이 지속적으로 잘게 끊기거나, 충분히 잤는데도 낮 동안 심한 졸림과 피로가 계속되는 등 수면의 질이 장기간 떨어진다면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 불면증, 스트레스, 음주, 카페인 섭취, 야간뇨 등 다양한 요인도 밤중 각성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이 반복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수면 장애 여부와 원인을 평가받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임상적인 기억력 문제가 나타나기 전 수면에서 미세한 변화가 포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수면의 특정 패턴이 알츠하이머병 고위험군을 조기에 찾아내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미지=chatgpt>

[김민서 기자] als11tj@daum.net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6-09-03,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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