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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경구 치료제 최초 승인
FDA, “중앙 생존기간 6.7개월→13.2개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진행성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크게 연장한 것으로 나타난 최초의 경구 치료제를 승인했다.

주요 임상시험에서는 기존 표준 항암화학요법과 비교해 중앙 생존기간이 약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FDA는 최근 진행성 췌장암 치료제 ‘라손크(Rasonque·성분명 다락손라십·daraxonrasib)’를 승인했다. 대상은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된 성인 환자 가운데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약물 치료를 받았거나 복합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수 없는 환자다.

▲중앙 생존기간 13.2개월

FDA에 따르면 성인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라손크를 복용한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13.2개월이었다. 이는 환자의 절반이 이 기간보다 오래 생존하고, 나머지 절반은 이보다 짧게 생존했다는 의미다.

표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의 중앙 생존기간은 6.7개월이었다. 단순 비교하면 라손크 투여군의 중앙 생존기간이 기존 치료군보다 약 6.5개월 길었다.

라손크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용 정제다.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세포 단백질인 ‘RAS’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RAS는 대부분의 췌장암에서 종양 성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에 따르면 라손크는 이러한 방식으로 작용하는 최초의 치료제다.

▲췌장암, 치료 선택지도 제한적

미국에서는 매년 약 6만7000명이 췌장암 진단을 받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 따르면 이 가운데 대부분은 췌장관을 둘러싸고 있는 세포에서 시작되는 ‘췌장선암(pancreatic adenocarcinoma)’이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그동안 효과적인 치료법도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전체 암 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암 사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힌다.

FDA 종양학센터(Oncology Center of Excellence)의 안젤로 데 클라로(Angelo de Claro) 박사는 “치료 수요가 매우 높은 분야에서 이 약은 전례 없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FDA 국장 대행 카일 디아만타스(Kyle Diamantas)는 이번 승인이 역사적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췌장암 환자에게 중요한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한다고 평가하면서 신속한 심사 과정에 참여한 FDA 연구진의 역할을 강조했다.

핵심 임상시험을 이끈 미국 보스턴 다나-파버 암연구소(Dana-Farber Cancer Institute)의 브라이언 월핀(Brian Wolpin) 박사 역시 결과에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진행해 온 췌장암 임상시험에서 이와 같은 결과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완치약’은 아니다

다만 라손크가 췌장암을 완치하는 치료제라는 의미는 아니다. 치료 과정에서 상당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부작용으로는 ⦁발진 ⦁설사 ⦁구내염 ⦁메스꺼움 ⦁피로 ⦁구토 ⦁복통 ⦁부종 ⦁식욕 저하 ⦁출혈 등이 있다.

따라서 치료 중 심한 설사나 구토가 지속되거나 음식과 수분 섭취가 어려워지는 경우, 출혈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의료진과 신속하게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암치료 중 발생한 부작용을 환자가 임의로 참고 견디거나 약의 용량을 조절해서는 안 되며, 복용 중인 다른 약이나 건강보조식품도 담당 의료진에게 알려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 달 약값 약 4만달러…연간 약 47만8000달러

가격도 상당히 높다. 제조사 레볼루션 메디슨스(Revolution Medicines Inc.)는 라손크의 정가를 한 달 3만9800달러로 책정했다. 1년간 치료할 경우 약 47만8000달러에 해당한다.

다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실제 치료비의 상당 부분은 보험을 통해 보장될 것으로 예상되며,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가입한 보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 5월 시작된 조기 접근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을 통해 이미 2000명 이상의 환자가 이 약을 무료로 투여받았다. 회사 측은 이들 환자가 앞으로 보험 적용을 통한 치료로 전환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전이성 췌장암에 걸렸다고 공개한 네브래스카주 출신의 벤 새스(Ben Sasse) 전 미국 연방 상원의원도 임상시험을 통해 이 약을 투여 받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새스 전 의원은 이 치료제가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힌 바 있다.

■췌장암 환자가 알아둘 점

이번 승인은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던 진행성 췌장암에서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췌장암 환자가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치료 여부는 암의 종류와 진행 정도, 이전 치료 이력, 환자의 전신 상태와 동반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특히 새로운 표적치료제를 고려하는 환자라면 자신의 종양이 어떤 유전자·분자적 특성을 갖고 있는지, 해당 약의 치료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담당 종양내과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효과뿐 아니라 예상되는 부작용과 관리 방법, 기존 치료와의 차이, 보험 적용 여부와 실제 본인 부담 비용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생존기간 연장’이라는 임상시험 결과는 특정 환자가 앞으로 정확히 13.2개월을 산다는 뜻이 아니다. 중앙 생존기간은 임상시험 참가자 전체의 생존 결과를 통계적으로 나타낸 값으로, 실제 환자 개인의 치료 반응과 생존기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미지=chatgpt>

[김민서 기자] als11tj@daum.net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6-09-04, 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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