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조금 늘었는데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면, 체중계 숫자뿐 아니라 허리둘레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허리둘레는 비만과 관련된 건강 위험을 찾아내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측정 방법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 헬스-RWJBarnabas 기후·건강·헬스케어센터(Rutgers Health-RWJBarnabas Health Center for Climate, Health, and Healthcare)의 아유시 비사리아 박사(Dr. Aayush Visaria)는 보도 자료를 통해 “벨트를 느슨하게 해야 하거나 더 큰 바지가 필요해지는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옷의 크기가 정확한 허리둘레 측정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건강에 좋지 않은 수준으로 체지방이 늘고 있다는 초기 신호가 될 수 있다”며 “체중과 함께 허리둘레를 측정하면 건강 위험을 보다 일찍 발견하고 당뇨병, 심장질환, 뇌졸중 및 일부 암의 위험을 낮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BMI만으로 비만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
이번 연구는 비만을 보다 정확하게 평가하고, 과도한 체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새로운 방법이 논의되는 가운데 진행됐다.
그동안 비만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로는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가 널리 활용돼 왔다. BMI는 체중과 키의 관계를 이용해 과체중과 비만 여부를 추정한다.
하지만 여러 연구를 통해 BMI가 상당히 불완전한 지표라는 한계도 드러났다. 특히 BMI는 체중에서 지방과 근육이 각각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구분하지 못한다. 같은 BMI를 가진 사람이라도 실제 체지방량이나 지방의 분포에 따라 건강 위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발표된 또 다른 비만 평가 체계에서는 BMI뿐 아니라 허리둘레, 허리-키 비율, 허리-엉덩이 비율 등을 함께 이용해 과체중이나 비만 여부를 판단할 것을 제안했다.
이처럼 여러 신체 측정치를 함께 적용하면 건강에 해로울 정도로 체지방이 많은 사람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보다 간단한 방법으로도 비슷한 수준의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허리둘레만으로도 상당한 정보 얻어
연구진은 미국 연방정부가 매년 실시하는 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59세 성인 약 1900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비만을 진단하는 여러 방법의 정확도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란셋(The Lancet)’에서 제시한 비만 정의가 가장 정확했다. 하지만 허리둘레만 이용한 평가 역시 충분히 우수한 성능을 보여,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평가됐다.
비사리아 박사는 “비만과 관련된 건강 위험을 찾아내기 위해 반드시 여러 가지 복잡한 측정법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과”라며 “허리둘레 측정만으로도 필요한 정보의 상당 부분을 얻을 수 있고, 의료진뿐 아니라 환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BMI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비교 대상 가운데 가장 정확도가 떨어졌다. 실제로 비만으로 분류될 만큼 체지방이 많은 사람 가운데 상당수를 BMI만으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체중뿐 아니라 ‘허리 변화’도 확인해야
이번 연구 결과는 체중계의 숫자나 BMI만 확인하기보다는 복부에 지방이 얼마나 쌓이고 있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평소 입던 바지의 허리가 갑자기 꽉 끼거나 벨트 구멍을 한두 칸 느슨하게 해야 하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허리둘레를 직접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다만 바지 사이즈나 벨트 위치 자체가 의학적인 허리둘레 측정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허리둘레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체중까지 늘고 있다면 이를 단순한 외형 변화로만 여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체중과 허리둘레를 함께 살펴보는 간단한 습관이 당뇨병·심장질환·뇌졸중·일부 암과 관련된 비만 위험을 보다 일찍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결국 이번 연구의 핵심은 간단하다. ‘몇 kg이 나가느냐’뿐 아니라 ‘허리가 얼마나 굵어지고 있느냐’도 비만으로 인한 건강 위험을 판단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chatgpt>
[김민서 기자] als11tj@daum.net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6-09-10,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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