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내 세포조직을 절개하지 않고 구강암을 쉽게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고감도의 광학진단시스템이 국내 최초로 한국전기연구원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유태환)은 최근 개발한 '구강암 조기진단용 의료시스템'을 연세대 구강종양연구소(소장: 김진 교수)와 함께 동물실험을 한 결과 전암단계인 상피이형성(Epithelial dysplasia)을 효과적으로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구강암 조기진단 시스템은 단백질이 빛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성질을 이용해 환자의 입 안에 형광측정센서를 삽입한 뒤 점막에 접촉하는 방법으로 현장에서 전암단계의 병소를 조기 진단할 수 있게 돼 진단과정이 빠른데다 간편하다.
또 의심 부위 조직만 떼어내는 기존의 구강암 조기진단 방법과 달리 모든 의심부위를 현장에서 즉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암 진단의 정확성을 더 높였다.
지금까지 사용되는 구강암 조기진단 방법은 구강내의 세포 조직을 떼어내 육안으로 조직을 관찰해 이상증상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이 진단법은 고통스러운 생검 과정 등이 불편해 환자에게 부담을 주고 암 여부 판단에 최소 3일에서 일주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됨에 따라 조기 암 진단이 문제가 돼왔다.
한국전기연구원 최 박사팀은 연세대 구강종양연구소와 5개월여 동안 함께 벌인 동물실험결과, 측정된 결과와 병리학적 조직검사 소견이 매우 일치,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인했다.
인도, 스리랑카 등 동남아 국가의 경우 독특한 식문화의 영향으로 전체암 중 구강암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30%에 달함에 따라 향후 동남아 의료기기 시장 개척 가능성도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구강암 뿐 아니라 각종 내시경 등에 적용하면 자궁경부암 등 다른 부위에 쉽게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차세대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전자 응용기술 ▲센서 기술 ▲광학 기술 ▲레이저 및 X-ray 기술을 바탕으로 의료 임상 기술을 융합, 조기 암 진단과 암 치료를 위한 차세대 의료 기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 X-ray 및 PET-CT용 첨단 센서 ▲CNT(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X-ray 광원 ▲레이저 형광을 이용한 조기 암 진단 기기 ▲U-health △THz(테라헤르츠파) 조기 암 진단 기기 ▲E-beam 암 치료 기기 ▲조기 암 진단용 바이오센서 등의 분야에서 세계 일류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융합기술연구본부 최영욱 박사(전자의료기기연구센터장)는 "구강암 조기 진단용 의료 시스템은 의료+광+영상 기술을 접목시킨 비절개 새로운 차세대 영상 기술 기반 확보로 향후 대장, 위 등 인체내 장기와 혈액에 적용이 가능한 미래지향적 연구"라고 자평했다.
그는 "인간 임상실험을 통해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의 기술 완성도를 한층 높이는 한편 향후 의료기기 관련 업체에 기술이전을 통해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