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탐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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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 엉덩이 통증 놓치지 마세요”
소아청소년기부터 발병...조기 진단과 적극적 치료 중요
방치하면 척추관절 변형 초래, 생물학적 제제 효과 높아
강직성 척추염은 우리 몸의 면역계에 이상이 발생해 생기는 자가 염증성 류마티스 질환의 일종으로, 척추관절에 염증이 생겨 점차 굳어지고 심하면 척추 변형이 오는 만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최근 통계를 보면 국내 환자 수가 약 3만7000명에 달한다. 여성보다 남성, 특히 젊은층에서 발병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진료과장)는 “강직성 척추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척추관절 변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환자 진료뿐 아니라 환우회와 함께 약제의 보험 적용 등 정책적인 개선을 위한 활동을 했고,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을 위한 건강강좌 교육과 ‘운동 동영상’ 등 제작 및 공유에도 힘쓰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에게 많이 발생합니다. 유전적 요인과 물리적인 충격 및 손상,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유전자 보유자 중 일부에서만 강직성 척추염이 발생하고 직계가족 간의 유전 확률은 20% 정도로 높지 않기 때문에 유전되는 병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강직성 척추염은 어린아이 때부터 시작될 수 있다. 아이의 발뒤꿈치나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겨 잘 낫지 않으면 질환의 가능성이 있다. 중학생 때는 염증이 무릎으로 올라와 무릎이 붓는 증상이 생긴다.
또 엉덩이가 아픈 증상이 생기는데, 이때 양쪽 엉덩이가 번갈아 아픈 것이 특징이다. 이 때를 넘기지 말고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척추가 굳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엉덩이의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보고 류마티스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병이 진행될수록 척추 전체가 뻣뻣한 일자형으로 변형되는데, 심하면 갈비뼈와 척추 사이 관절에도 변형이 올 수 있습니다. 염증이 엉덩이에서 허리로 올라오기 때문이죠. 소염진통제로 버티다 30대 이후에 목이 돌아가지 않고 주변에서 ‘등이 굽었다, 목이 이상하다’는 얘기를 듣고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이미 굳은 상태입니다.”
일단 관절이 변형되기 시작하면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약물치료로 진행을 늦추는 조치가 필요하다.
또 포도막염, 염증성 장질환, 건선 등 동반되는 관절 외 증상이 생겼을 때, 이것이 별개의 질병이 아니고 강직성 척추염과 관련돼 발생되었다는 것을 알고, 함께 총체적으로 관리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교수는 “과거에 비해 좋은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생물학적 제제들이 개발돼 있으므로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받기를 권한다”면서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요법을 병용하면 효과적인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에는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소염진통제를 비롯해 항류마티스 약제나 스테로이드제, 면역억제제 등이 쓰인다.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인 종양괴사인자(TNF-α) 억제제가 많이 사용되는데 염증을 가라앉히고 척추관절 변형을 줄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생물학적 제제는 포도막염, 염증성 장질환, 건선 등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과격한 체중부하 운동 등은 관절을 다칠 수 있으므로 피하고, 수영이나 스트레칭과 같이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켜 줄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면 통증 및 관절의 뻣뻣함을 줄이고 움직임을 원활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척추와 갈비뼈 강직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항상 자세를 바르게 유지할 필요가 있고, 폐활량을 늘리기 위해 풍선불기 등 숨쉬기 운동을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담배는 폐활량을 더 줄이고 폐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글·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건강과학팀장) / 사진·강동경희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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