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午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한해는 그 어느 해 보다 우리 모두에게 어렵고 힘든 한 해였고, 짧은 기간 너무도 많은 변화가 휘몰아 쳤던 한해였습니다.
보건복지 분야의 경우 지난 2013년 한 해 동안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구축을 위하여 저소득층 지원체계를 욕구에 따른 개별 급여체계로 개편하는 한편, 노후빈곤 완화를 위해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정부안을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국민 부담이 높은 4대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의 단계적 확대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의약계의 경우 정책 당국의 원격의료 허용법안과 약국법인화 추진 등과 관련하여 의료민영화 논란이 거세게 휘몰아 쳤던 한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올해도 계속적인 숙제로 남아 의사협회가 오는 11일 총파업 출정식을 갖는 등 어수선한 모습입니다.
희망의 새해가 시작되는 새아침에 다소 어두운 부문을 들춰내어 새삼 기억을 돌이키게 하는 심사가 여간 송구스럽지 않지만 그것은 이 모든 역경을 씻으면서 희망과 기대를 갖고 새해를 맞이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정책 당국은 물론 의약계 모두가 신명나는 의약산업의 환경조성에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하고, 환자가 보호받는 제도의 확립을 위해서는 관련 의약산업이 원활하게 소통, 발전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첫째로, 정부는 앞서 언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보다 세밀한 정책을 수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국민은 물론이려니와 제도 시행의 절대적인 당사인 의약계 모두로부터 배척당하는 그러한 정책의 우(愚)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입니다. 지난해 이 사태가 지루하게 국민을 불편하게 했던 데는 정책 당국자의 경직된 사고가 그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 들여야 합니다.
둘째는, 제약 산업의 육성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지난해 제약 산업이 국가 성장 동력 산업으로 선정되어 국가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무거운 소명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던 IT산업에 이어 새로운 동력이 될 BT산업은 의약품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육성하려는 차세대 핵심 산업입니다. BT산업의 핵심인 의약품 산업을 꽃피우는데 업계 스스로의 노력과 더불어 정부 또한 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체계적으로 제시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제약기업들이 의욕을 갖고 신명나게 기업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제약환경의 조성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격정책과 세제지원, 그리고 인프라구축 등 정부가 국가전략 차원에서 제약 산업 육성정책을 적극 전개해 주어야 합니다.
과거처럼 정부는 제 할 일을 하지 않으면서 의료나 제약 산업은 무거운 짐을 지고 따라 오라는 식의 행정, 이로 인해 이제 어려운 여건에서나마 그나마 이 만큼 자리를 잡은 제약 산업을 송두리째 침몰시킬 수도 있다는 냉철한 자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이 같은 모든 과제들이 합리적 사고에 입각하여 대화와 협력으로 순리적으로 달성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에는 이러한 모든 문제들이 올바르게 정착되는 축복의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