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질환을 무조건 오십견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 미루다 결국 수술 초래
평소 ‘으쓱’ 스트레칭 자주하면 싱싱한 어깨에 도움
컴퓨터의 사용 증가와 스포츠 손상 등으로 인해 만성적으로 어깨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어깨질환은 회전근개 파열, 어깨 관절과 관절을 싸고 있는 낭(주머니)에 생기는 염증, 어깨에 석회질이 끼는 석회성 건염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이를 방치하다 수술을 받는 사례도 증가일로에 있다.
“여러 가지 통계자료를 볼 때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이상이 어깨에 문제가 있고, 이로 인한 수술 건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반면 환자들 상당수가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고 있습니다. 다양한 어깨 질환을 단순히 오십견이라고 판단하게 하는 잘못된 정보가 무엇보다 큰 문제입니다.”
건국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박진영 교수(49)가 내놓은 우리나라 어깨질환에 대한 현실 진단이다.
이러한 실태를 극복하기 위해 박 교수의 주도로 금년 3월에 ‘어깨관절의 날’을 제정됐다. 어깨관절(견관절)과 팔꿈치관절(주관절)을 연구하는 대한견·주관절학회에서 지속적인 국민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어깨질환의 권위자인 박 교수가 이 학회의 회장이다.
“전국적으로 환자들이 어깨와 팔꿈치 질환에 대한 올바른 치료를 받도록 후학들에 대한 교육에 매진하고, 세계견관절학회 유치에도 더욱 힘을 쓰겠습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스포츠 손상은 관절내시경의 발달로 빠른 기능회복과 조기 재활, 통증 및 감염률 저하 등 좋은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다. 과거 힘줄, 인대 등의 손상은 진단이 어려웠으나 현재는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다.
박 교수는 “운동 시 올바른 웜업과 스트레칭을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퇴행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 생활습관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교수는 평소 국민 모두가 어깨건강을 위해 배를 집어넣고 어깨를 펴는 일명 ‘으쓱 스트레칭’을 생활화할 것을 권했다.
“허리를 똑바로 쭈욱 세우고 가슴도 쫙 펴고 어깨를 으쓱한 뒤 가슴을 활짝 펴보세요. 날개뼈(날갯죽지)가 닿을 때까지 힘껏 제끼는 것을 하루에 30번, 아니 50회 이상 수시로 해주시면 어깨 건강에 매우 좋습니다.”
박 교수에 따르면 평소 오랜 시간 컴퓨터 작업뿐 아니라 대부분 생활에서 앞에 있는 물건을 집어야 하는 등 현대인의 몸이 앞으로 굽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어깨가 (엉망으로) 굳는다. 이런 사람들이 ‘으쓱’ 운동 등 어깨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면 어깨가 시원해지고 자세도 좋아지고, 어깨근막통증후군 등의 예방 및 증상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박 교수는 매년 450여건의 견관절·주관절 수술을 시행, 현재 수술실적이 6000건을 넘는다. 프로야구 선수 등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간판급 운동선수들이 상당수 박 교수의 환자다.
*글·박효순 의료전문 기자 / 경향신문 건강과학팀장(anytoc@kyunghyang.com) *사진·건국대병원 홍보팀 제공
■박 진영 교수는…
관절경을 이용한 제3세대 교량형 봉합법 개발,
2007년 국제학회서 연구결과 발표
어깨관절과 팔꿈치관절 질환 분야 명의
건국대병원 어깨팔꿈치관절센터장 겸 정형외과 과장인 박 진영 교수는 진료 분야가 견관절(어깨), 주관절(팔꿈치), 골다공증, 상지 스포츠손상 등이다.
어깨 회전근개파열에 대해 관절경을 이용한 제3세대 교량형 봉합법을 개발, 2007년에 국제학회에서 발표할 정도로 어깨관절과 팔꿈치관절 질환 및 스포츠 손상 분야의 명의다.
병원에서 기획실장, 진료 부원장을 역임했다.
제마 스포츠 의학상(2008, 대한스포츠의학회), 대한골절학회 학술상(2008), 대한견·주관절학회 제1회 학술상(2009) 등을 받았다.
현재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위원, 대한견·주관절학회 회장이다. 그는 ‘운동선수 유니폼 모으기’라는 독특한 취미를 갖고 있다.
박 교수가 요청하면 대부분 벗어서 사인까지 해 건네준다고 한다. 스포츠의학센터가 설립되면 외국처럼 기념물로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