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부회장인 모씨는 최근 “요즘 제약사들은 의약분업 이전과는 달리 약국영업은 도매를 통해하기 때문에 도매업소 사장들에게는 골프 등 판촉활동을 해도 약사회 측 임원을 대상으로 한 판촉은 거의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여담이라는 전제하에 한 말이었지만 제도 변화와 더불어 달라지는 위상에 대한 씁쓸함이 묻어 있었다.
또한 국내 굴지 제약사가 소정의 교육을 마친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일반약(OTC)부서에 근무할 희망자를 묻는 자리에서 아무도 신청하는 인원이 없었다는 사례는 최근 일반 약 시장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의약분업 시행과 함께 제약사의 일반 약 부서는 찬밥 신세가 되 버렸다는 것이 업계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분업이전만 하더라도 제약사의 의약품 매출구도는 일반약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영업조직도 일반약 비중이 컷 던 관계로 도매나 약국의 판촉에 역점을 둔 전략에 치중했었다고 할 수있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제약사들의 영업패턴은 전문약 위주의 영업시스템이 짜여 지고 의약품의 선택을 좌우하는 의사를 대상으로 한 판촉이 활발해지는 등 영업정책 자체가 전문약 매출 증대에 초점이 맟춰 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제약사 매출이 전문약 80% 일반약 20% 이내의 범위에서 전문약과 일반약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의약품 매출 양상은 결국 일반약 시장을 하향세로 몰아가고 있으며 날이 갈수록 더욱 심화되는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일반약의 위축은 전문약의 매출증대와 맞물려 보험재정의 보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왜냐하면 전문약의 매출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보험재정의 소비와 직결되지만 가벼운 경질환의 자가 치료 차원에서 볼 때 일반약의 활용은 보험재정을 튼튼히 할 수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약국에서 간편하게 처리될 수 있는 경질환을 무분별하게 병의원을 찾는 케이스도 적지 않은 만큼 이로 인한 보험재정의 부담은 결국 보험료 인상 등으로 이어 진다는 점에서 일반약의 활성화를 통한 보험재정의 보호 필요성도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보다 먼저 의약분업을 추진한 선진국들이 안전성이 확보된 전문약에 대해 일반약으로의 전환이 늘고 있는 현상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