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노출 건강위협…건보재정 악화도 우려
병원을 옮긴 환자의 CT(컴퓨터단층촬영)와 MRI(자기공명영상) 중복촬영이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사선 노출에 따른 건강위협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악화도 우려돼 시급한 개선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윤인순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차 CT 촬영 후 같은 질병으로 30일 이내에 다른 의료기관에 내원한 사람은 2011년 50만7423명으로, 이중 19.5%인 9만9190명이 CT를 재촬영했다.
1차 CT 촬영 후 동일한 질병으로 30일 이내에 다른 의료기관에서 CT를 재촬영한 사람은 4년만에 2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2007년 8만402명에서 △2008년 8만4828명 △2009년 9만8269명 △2010년 8만8746명 △2011년 9만9190명 등으로 늘었다.
CT 중복촬영 후 의료기관이 건강보험공단에 급여로 청구한 금액도 2007년 117억5100만원에서 2011년 131억8600만원으로 증가했다.
MRI 1차 촬영 후 30일 내 다른 의료기관에서 재촬영한 사람은 2011년 8만2142명으로 이중 9.9%인 8091명이 MRI를 재촬영했다.
MRI 재촬영률은 2009년 11.8%, 2010년 10.8%, 2011년 9.9% 등으로 줄고 있지만 1차 MRI 촬영 후 동일한 질병으로 30일 이내에 다른 병원으로 옮긴 환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2009년 6808명, 2010년 7176명, 2011년 8091명 등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건보급여도 2009년 20억800만원에서 2011년 21억600만원으로 늘었다.
이처럼 CT와 MRI 중복촬영이 줄지 않는 것은 고가의 검사실적이 의료기관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라는 게 시민단체의 설명이다. 하지만 재촬영 여부를 의사 판단에 맡기는 것 외에는 마땅히 규제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다.
CT와 MRI 재촬영은 비용 중복 지출 뿐 아니라 반복촬영으로 인한 방사선 과다노출의 문제를 안고 있다. CT 1회 촬영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1년간 일상생활에서 받는 방사선량의 25∼5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윤인순 의원은 "방사선 노출에 따른 건강위협은 물론 건보재정 악화도 우려돼 시급한 개선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심평원은 올해 말까지 '고가 영상검사 적정관리방안 연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여기서 의학적 가이드라인과 부적정 검사 모니터링 지표를 개발하고, 의료기관간 영상검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교류 모형을 마련할 방침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중복촬영을 규제하기 위해선 개인정보 공개 문제 등 법적·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며, "내년에도 관련 제도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