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담배부담금으로 조성된 국민건강증진기금은 금연확대 및 흡연피해방지를 위해 사용돼야 함에도 불구, 실제 금연사업에 사용된 비율은 0.4%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난 한해동안 조성된 건강증진기금 1조9000억원 중 1조원이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메우는 데 사용됐고, 2300억원 정도는 금연정책과 관계없는 보건산업육성에 쓰였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김춘진·김성주·김용익·남윤인순·안철수·양승조·이목희·인재근·최동익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는 국민건강 명분으로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을 발표했지만, 가격인상을 통한 금연정책 효과를 얻기 위해선 최소한 8000원 이상 올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12일 이 같이 밝혔다.
즉, 정부가 제시한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은 흡연율 감소가 목적이라기보다는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건강증진부담금,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등 이미 담배에 붙은 세금들 외에 추가로 개별소비세를 더해 세금을 걷겠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 부자 감세에 따른 세수 부족 분을 서민증세로 메우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혹평했다.
위원들은 따라서 잘못된 국민건강증진기금 사용에 대한 반성과 개선대책 없는 담뱃값 인상은 허구라며, 복지확대를 위한 재원마련은 담뱃값 인상과 같은 간접세 인상을 통한 서민부담이 아니라 부자 감세 철회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담뱃값 인상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이것이 과연 국민건강을 위한 것인지, 서민부담으로 해결하는 게 맞는 것인지를 꼼꼼히 따져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에 따르면 실제로 현재 담배 한 갑에 부과되는 354원의 국민건강증진기금 중 금연사업에 쓰이는 예산은 1% 남짓뿐이다. 지난해 금연사업 예산은 보건소 금연클리닉 운영 128억원, 금연 홍보 50억원 등 218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기금 총액 1조9000억원 중 약 1조원은 건보재정으로 넘어가고, 나머지 9000억원도 대부분 줄기세포 연구나 신약개발 지원처럼 금연과 관련이 없는 곳에 쓰였다.
정부가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것을 추진키로 하면서 매년 펑크가 나고 있는 세수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연간 3조원 가까이 세금이 더 걷힌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미 내년도 예산안 세입에 이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담배에 사치품에나 매기는 개별소비세까지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가 국민건강 보호를 담뱃값 인상의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야당과 시민단체 등에서 사실상 서민 증세라는 거센 반발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내년에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2조8000억원 상당의 추가 세수를 예상하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제시한 담배의 가격탄력도(1% 오를 때 수요 감소 비율) 0.425를 적용하면 담배 소비량이 34% 줄어들지만 인상폭이 커 세수는 그만큼 늘어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인상분(2000원으로 가정)에는 기존의 담배소비세, 건강증진부담금 등의 인상뿐 아니라 가격이 비쌀수록 세금도 많아지는 '개별소비세(594원)'가 추가된다는 점이다.
국세인 '개별소비세'는 현재 보석이나 귀금속, 골프장, 카지노, 유흥주점 등에 물리는 세금이라는 점에서 과연 담배에 적절한 세목인지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현재 담뱃값에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는 지방세와 부담금만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국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담뱃값 인상은 야당의 반발이 거센데다 여당 일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1500원 인상 방안이 확실시되다 막판에 2000원으로 발표한 것도 국회 통과 과정을 염두에 두고 야당과의 협상 여지를 남겨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5년간 연평균 총 4조6000억원, 1500원 오르면 3조6000억원의 세수가 추가로 걷힐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