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멀리 떨어진 병원의 의사간에 원격의료가 현재 6곳에서 최대 680개 요양시설로 확대 실시된다. 의사가 문진과 원격 진찰을 통해 환자의 병원 진료가 필요한지 판단하거나 건강 상담, 투약 지도를 할 수 있다. 단 의약품 처방은 내릴 수 없다. 간호사-의사간 원격의료는 현행법이 허용하고 있다.
원격의료 대상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현행법이 금지하고 있는 환자-의사간 본격적인 원격의료가 허용되는 계기가 될지 의료계는 주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70명 이상 수용 규모의 요양병원 680곳을 대상으로 8월 중 사업설명회와 수요조사를 거쳐 원격의료 시범사업 대상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원격의료를 하려면 간호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간호사가 근무중인 450곳이 1차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간호사를 추가 채용하면 대상 시설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현재 요양시설은 촉탁의가 한 달에 2회 방문해 진료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하는 원격의료는 방문 진료일 사이에 추가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요양시설 이용자는 원격의료가 가능한 공간(원격의료 스테이션)에서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혈압·혈당 등 생체정보를 확인하고 진료를 볼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한 와상(臥牀)환자의 경우 카메라 등 영상통신 장비가 탑재된 이동형 원격 의료 장비를 활용해 진료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장비과 시스템을 요양시설에 지원할 계획이다. 70인 이상 요양시설 680개소가 시범사업에 참여한다고 가정했을 때 장비 지원 13억원, 시스템 지원 10억원, 활동 사업비 54억원 등 총 77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업은 2015년 4~12월 인천, 서산, 홍성의 노인요양시설 6개소를 대상으로 이뤄진 시범사업의 확장판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올해 안에 도서지역(11개소→20개소), 군 원격의료(격오지 부대 40개→63개), 해양 원격의료서비스(6척→20척), 교정시설 원격의료(30개→32개) 등을 확대할 계획이다.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원격의료의 본격적 확산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시범사업은 현행법상 허용되고 있는 의료인 간 원격의료라는 점에서 확산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환자-의사간 본격적인 원격의료는 의료계와 야당,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있다.
원격의료법(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본사업으로 진입할 수 있어 국회 문턱도 넘어야 한다.
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원격의료법을 19대 국회 때 제출했지만 단 한 번도 논의하지 못한 채 폐기됐다. 의료영리화, 안정성 등을 우려한 야당이 논의조차 거부했기 때문이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요양시설은 어르신들이 많아 원격의료로 소통할 때 의료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시범사업 규모가 커 현행법이 허용한 틀 안에서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