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추세가 이어지면서 분만 시설이 줄어드는 등 출산 여건이 점점 열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국민의당)과 '저출산 대책 정책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 기관은 2004년 1311곳에서 2015년 617곳으로 53% 감소했다.
분만실을 운영하는 종합병원은 2007년 133곳에서 2014년 90곳으로 32% 줄었고, 산부인과 신규 전문의도 2001년 270명에서 올해 96명으로 줄었다.
산부인과 개업 대 폐업 비율은 2009년 1대1.19에서 2013년 1대2.23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출산 인프라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선 출산율이 떨어지고, 시장이 작아지는 만큼 인프라 개선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부인과가 부족한 지역은 임산부들이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기 어렵고 돌발 상황 발생 시 병원 이송시간이 길어 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태백시·평창·철원군 등 7개 지역이 분만취약지(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까지 1시간 내에 도달하기 어려운 가임여성 비율이 30%, 1시간 이상 떨어진 분만 의료기관 이용률이 70% 이상)에 속한 강원도는 모성사망률(가임여성 중 임신 중 또는 출산한 지 42일 이내에
사망한 여성의 비율)이 10만명당 29.9명으로 전국 평균(10.6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았다.
출산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서울(4.5명)보다는 6배나 많은 수치다.
산부인과학회 최석주 사무총장은 "전국 232개 시·군·구 중에 32곳은 산부인과 병원이 없고 55곳은 분만실이 없는 분만 취약지"라며 "지방으로 갈수록 출산 인프라가 취약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출산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분만 관련 의료수가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분만 수가가 낮아 '분만실을 운영하는 것이 손해'란 인식이 이어지면서 분만실 운영을 포기하는 의사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사협회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은 의료 기반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며 "의료수가 개선, 응급진료 및 야간진료비 인상 등 분만기피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