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환자에게 새로운 장기 지속형 약물 병용요법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 약물에 내성이 있거나 매일 약을 복용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HIV 감염 환자 중 매일 경구용 약물을 복용하기 어려운 경우 카보테그라비르(cabotegravir)와 릴피비린(rilpivirine)을 병용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카베누바(Cabenuva)를 사용할 수 있다. 이 치료제는 수주에서 수개월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어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부담을 줄여준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HIV가 릴피비린에 대한 내성을 획득해 치료제 사용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릴피비린 대신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병용하는 치료 전략을 평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UCSF) 연구팀은 릴피비린을 레나카파비르(lenacapavir)로 대체하고 카보테그라비르와 병용한 결과, HIV 감염 환자에서 장기간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발표됐다.
연구 책임자인 UCSF 의과대학 모니카 간디(Monica Gandhi) 교수는 "의료 현장에서는 이미 두 약물을 병용하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매우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레나카파비르는 HIV의 보호 단백질 껍질인 캡시드(capsid)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장기 지속형 항바이러스제다. 바이러스의 생활주기 여러 단계를 차단해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릴피비린은 비뉴클레오시드 역전사효소 억제제(non-nucleoside reverse transcriptase inhibitor·NNRTI) 계열 약물로, HIV가 자신의 RNA를 DNA로 전환하는 과정을 방해해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한다.
연구팀은 UCSF의 워드 86 HIV 클리닉(Ward 86 HIV Clinic)에서 치료받고 있는 HIV 감염 환자 46명을 대상으로 새로운 병용요법의 효과를 분석했다.
전체 환자의 약 4분의 3은 기존 카베누바 병용요법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약물 내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는 혈액검사 상 HIV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상태였다.
연구 결과, 치료 시작 당시 HIV가 검출됐던 환자들은 레나카파비르와 카보테그라비르 병용요법을 통해 13주 이내에 바이러스가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 2년에 걸친 추적 관찰에서도 연구 대상 환자 전원이 HIV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의 바이러스 억제 상태를 유지했다.
간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레나카파비르와 카보테그라비르 병용요법을 평가한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며 "이번 결과가 의료진이 해당 병용요법을 보다 확신을 갖고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연방정부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제약회사의 재정적 지원은 받지 않았다.
다만 연구 대상자가 46명으로 비교적 적어, 새로운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출쳐=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news release, Oct. 8, 2026> <이미지=chatgpt>
[이상현기자] gurumx@naver.com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6-10-26,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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