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첨단재생의료와 의료데이터 활용 분야의 규제를 경쟁국 수준으로 개선하는 내용을 담은 ‘바이오 분야 경쟁국 수준 규제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장 성장에 대응해 국내 바이오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과 의료데이터 활용성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10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첨단재생의료 활성화와 의료데이터 2차 활용 촉진을 골자로 한 규제 개선 방안을 공개했다. 정부는 산업 현장에서 안전성 중심의 경직된 규제와 제한적인 의료데이터 활용 환경이 치료 기회 확대와 신약 개발, 의료 AI 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우선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는 자가면역세포 치료의 위험도를 현행 ‘중위험’에서 ‘저위험’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자가면역세포 치료는 환자 본인의 혈액 등을 이용하는 비교적 안전한 치료법임에도 중위험으로 분류돼 의료현장에서 실제 치료가 이뤄지기까지 2~3년의 선행 임상연구가 필요했다. 정부는 국내외 문헌과 임상자료를 토대로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의 경우 치료계획 심의만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해 환자들의 치료 대기 기간을 크게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제대혈과 배아줄기세포 활용 규제도 완화된다. 현재는 세포처리시설이 직접 원료세포를 채취해야 연구와 치료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제대혈은행 등에서 안전하게 보관 중인 세포를 제공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희귀·난치성 질환 연구와 치료가 보다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국민적 수요가 높은 자가줄기세포 치료 활성화를 위해 무릎 골관절염과 만성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2년간 330명 규모의 정부 주도 임상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되면 치료 현장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재생의료 심의 체계도 개편된다. 현재는 위험도와 관계없이 모든 안건을 단일 심의위원회에서 검토하지만, 앞으로는 위험도별 위원회를 분리 운영하고 동일하거나 반복되는 치료계획에 대한 신속 심의 절차를 도입한다. 연구 초기 단계부터 맞춤형 규제 상담과 사전 컨설팅도 제공해 연구자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연구 기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의료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된다. 정부는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도록 안전하게 가명처리된 의료정보 연구의 경우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현재는 연구자가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는 가명 데이터 연구도 일괄적으로 인간대상연구로 분류돼 IRB 심의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행정절차를 줄여 의료 AI와 디지털 헬스 연구를 더욱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연구 목적의 의료데이터를 다른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포괄 동의’ 제도도 도입된다. 지금까지는 기존 연구 데이터를 다시 사용하기 위해 연구 대상자의 재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일정한 조건 아래 2차 연구 활용이 가능해진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임상데이터와 유전체 정보 등 고부가가치 의료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고, 국가 바이오 데이터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의료데이터 가명처리 기준을 국가 공통 기준으로 마련한다. 병원마다 서로 달랐던 가명처리와 데이터심의위원회(DRB) 기준을 표준화해 다기관 연구 시 심의 기간을 단축하고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의료데이터 원격 분석 환경도 구축된다. 현재 연구자들은 데이터가 보관된 병원의 폐쇄형 분석실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앞으로는 보안기준을 충족한 클라우드 기반 원격 분석 환경에서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방 연구자들의 접근성이 향상되고 연구 생산성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규제 개선을 통해 첨단재생의료 치료 기회 확대와 함께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이 가속화되고, 의료 AI 및 혁신신약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규제합리화 대책은 첨단재생의료 치료의 문턱을 낮춰 국민들에게 더 빠른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 의료데이터가 바이오산업 성장의 핵심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경쟁국 수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며 “안전관리와 오남용 방지 체계를 철저히 유지하면서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을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서 기자] als11tj@daum.net
[성인병뉴스] 기사입력 2026-10-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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