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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범 대한비만학회 이사장
  2021-06-25 오전 9:33:00

“비만은 질병, 전문가 도움을 받으세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비만율 크게 높아져
운동 지속하고 6개월 이상 치료·관리 바람직

“비만은 다양한 질병을 동반하는 만큼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6개월 이상 체계적인 치료 및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재 국내의 비만 치료는 비만 수술만이 국민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만 치료는 지속적인 영양 및 운동 상담, 약물 치료 등의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관련 치료의 급여화가 하루속히 진행돼 환자들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치료 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한비만학회(회장 강재헌, 이사장 이창범)가 최근 전국 만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와 국민 체중 및 비만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4명 이상(46%)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체중이 3㎏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53%)가 가장 높고, 40대(50%), 20대(48%), 50대(36%)가 뒤를 이었다. 비만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전문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비만을 스스로 관리하면 해결할 수 있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발생 이전(2020년 1월 기준)과 코로나19가 진행 중인 조사 시점(2021년 3월 기준)의 운동량, 식사량, 영상 시청 시간 등을 비교하고 체중 감량 방법, 평소 비만 질환에 대한 인지도 등을 묻는 문항으로 구성됐다.

이창범 대한비만학회 이사장(한양대 구리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체중이 증가하면서 국민건강을 해치고 특히 만성질환 증가 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지만 국민의 비만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낮아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일에 힘을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비만 치료를 위해 전문가의 처방을 받아 약물을 복용한 경우 대다수(96%)가 효과를 봤다고 응답했으나, 높은 효과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9명은 복용을 중단했고, 그 주요 원인으로 ‘비용 부담’을 꼽았다”면서 “약제 급여화로 환자 부담을 줄이고 치료권을 보장하는 등 비만치료를 위한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 체중 증가는 코로나19의 유행이 장기화함에 따라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운동량은 감소하는 반면, TV 또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은 크게 증가하면서 전반적으로 일상생활 활동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비만학회는 분석한다.

먹은 만큼 에너지 소모가 안되면 체중이 늘고, 이러한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식습관은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운동습관을 묻는 질문에서 ‘주 3~4회 운동’(28%→15%), ‘주 5회 이상 운동’(15%→9%) 등 운동 횟수가 줄었다.

거의 운동을 하지 않음(18%→32%)이 크게 늘어났다. 또한 전반적인 일일 TV 또는 영상 시청 시간이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1~2시간 영상 시청하는 응답자(42%)가,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영상을 3~6시간 시청하는 비율(45%)이 가장 많았다. 영상을 7~9시간 시청한다고 답한 응답자도 4%에서 12%로 크게 증가했다.

식습관에는 큰 변동은 없었으나 일상생활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소모되는 에너지 량이 줄어든 것이 체중 증가의 주요 원인인 셈이다.

비만은 단순히 비만 자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암, 고혈압, 제2 형 당뇨병,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적절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 체중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도 비만에 대한 이해도 및 인식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특히 비만을 특별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9%에 달했다.

반면, 응답자 대다수(76%)가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답해, 비만을 스스로 관리하면 해결할 수 있는 질환으로 단순하게 인식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이 어려워진 틈을 타 비만 환자들의 생활습관이 악화될 수 있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도 방심하지 않고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를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만 환자들의 경우 식이요법과 운동을 하면서 약물치료를 더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목표 체중으로의 감량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비만에 대처하려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사용 등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기분 좋게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 및 근력 운동을 하루 30분에서 1시간, 주 5회 이상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체중 관리에 있어 식이 조절과 운동이 모두 중요한 만큼 특히 집에서 머물면서 과식이나 과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만 약물 치료가 전액 비급여이다 보니 치료 효과를 확인한 환자들조차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비 부담 때문에 약물 치료를 그만두고 생활습관 관리 등 스스로 관리해 보겠다고 하지만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입니다.”

이 이사장은 “건강 문제로서 비만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고, 효과와 안전성이 개선된 치료제가 확보된 만큼 약제 급여가 치료 활성화를 여는 열쇠”라며 “열쇠를 쥔 보건당국이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사진·대한비만학회, 한양대 구리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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