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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석 대한통증학회회장
  2021-09-16 오전 9:06:00

“만성통증은 그 자체가 질병입니다”

환자 유병률 증가, 젊은층도 많이 시달려
적극 치료 및 생활 속 통증관리법 실천을

통증이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경고장치다. 급성통증은 손상 부위에서 신경을 따라 대뇌에 도달, 곧바로 나타난다. 원인을 치료하면 증세가 대부분 사라진다. 그러나 만성통증은 통증 전달과정이 비정상적으로 변화돼 조직손상이나 자극의 정도에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급·만성 통증치료와 연구·교육의 권위자인 심우석 대한통증학회 회장(56·삼성서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만성통증은 이미 질병이나 조직손상의 경고 신호로서의 증상이 아니라 그 자체가 질환”이라며 “갈수록 국민의 만성통증의 유병률이 높아져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대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만성통증에 시달리는 젊은층도 적지 않다. 바쁜 생활, 참고 버티는 습성 등 여러 이유로 통증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만성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통증학회의 조사 결과, 환자의 42.6%는 전문적인 통증치료를 받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렸다. 이 중 30% 이상이 1년 이상의 시간을 소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증은 매우 주관적인 감각이다. 따라서 이를 진단하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만성통증의 진단 기준을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보는데, 이 시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말초신경 외에 척수신경과 뇌신경에까지 신경손상이 일어나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통증을 느끼게 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심우석 회장은 “만성통증을 일반통증과 구분해서 환자 본인이 먼저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통제를 복용해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거나 더욱 심해지는 경우, 특히 통증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원인이 되는 질환이 치료되었는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만성통증을 의심해야 한다.

만성통증은 척수손상 후 통증, 만성요통, 대상포진 통증, 긴장형 두통, 혈관성 통증, 담관통, 골반통, 근막동통증후군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각기 원인이 다르므로 치료 방법도 개별적으로 구분된다. 특히 신경병증통증과 같은 만성통증은 병태생리가 복잡해 협진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진통제 등 약물치료는 만성통증 관리에서 자주 사용하는 첫번째 치료법입니다. 통증 경감을 위해 아스피린,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와 같은 일반적인 경구통증 완화제를 복용합니다. 1차 진통제 처방으로 충분한 치료가 되지 않을 경우 의료용 마약성진통제의 사용이 고려됩니다.”

심 회장에 따르면, 통증환자에 대한 심리치료는 만성통증이 발생시키는 여러 가지 문제로부터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신경치료는 과다하게 흥분한 신경 및 통증유발 부위에 신경치료제를 직접 투여하여 신경기능을 정상화시키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속효성 치료다.

신경절제술은 뇌에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경로인 신경을 파괴하는 방법으로 다른 치료법이 실패했을 때 마지막 단계에서 실시된다.

“스트레칭이나 운동, 자세 교정은 환자들이 척추통증 치료 후 치료 효과를 유지하고 척추 건강을 관리하는데 효과적입니다. 다만 무분별하게 실천할 경우 통증 재발 또는 악화를 유발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올바른 생활 속 통증관리법을 알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일상이 계속되면서 통증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증상 관리 및 병원 이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통증 환자들이 치료를 제때, 제대로, 효과적으로 받지 못함으로써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통증학회는 만성통증 환자들을 위한 대응지침을 최근 발표했다.

심 회장은 “심한 만성통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은 면역성의 저하 등으로 일반인에 비해 코로나의 감염에 취약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통증학회가 내놓은 만성통증 환자 지침은 8개 항목으로 되어 있다.

첫째, 가능한 한 외부 모임이나 대중이 모인 장소를 피하도록 한다.

둘째, 의료기관의 방문도 가급적 줄이고 가능하면 전화상담 등을 하도록 한다.

셋째, 사람이 적은 곳에서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걷기운동을 하거나 집에서 가벼운 운동을 한다.

넷째, 척추 주변 통증이나 섬유근육통과 같이 지속적인 유산소운동 및 근력운동이 필요한 경우 홈 트레이닝 또는 산책 등을 한다.

다섯째, 약물을 시간에 맞추어 복용하고 필요시 진통제 등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복용한다.

여섯째, 평소의 통증과 달리 열이 나거나 전신근육통 등이 나타날 경우 현재 복용 중인 약에 의해 증상의 발현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선별진료소 등을 통해 검사를 받도록 하며, 전화상담 등 비대면 진료를 통해 의료진과 상의한다.

일곱째, 평소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평소와 다른 양상의 통증이 발현되는 경우 주치의에게 알리고 검사를 받도록 한다.

여덟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는 증상이 있는 팔다리의 탈감작요법, 수동적 관절운동을 꾸준히 한다. 척수자극기나 약물주입기를 가진 경우 배터리 충전, 약물 교체 일정을 지킨다.

통증학회는 난치성 희귀질환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여 국가로부터 장애요인으로 공식 인정을 받는데 기여했다.

심 회장은 “CRPS 환자들은 통증으로 인해 일상적인 활동에 제한이 많이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이번에 장애로 인정받게 됨으로써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일상에서의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뿐 아니라 CRPS가 그만큼 중요한 질환임을 국가사회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글·박효순 경향신문 의료전문기자(부국장)
사진·삼성서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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